글 · 사진 | 이관용 (서울숲 파스텔 – Park Story Teller)

○ 일시 : 2017년 9월 9일 토요일 12:00-16:00
○ 장소 : 서울숲공원 조각정원
○ 내용 : [프로그램] 움직이는 창의놀이터 – 놀이터가 발라당

아직은 더위가 가시지 않은 초가을의 토요일 오전, 서울숲 조각공원에 초록색 티셔츠를 입은 청년들로 붐빕니다. 언뜻 보면 공원이 쓰레기장이 된 것 같지만 사실은 놀이터가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그들이 만드는 놀이터는 ‘움직이는 창의 놀이터’입니다. ‘움직이는 창의 놀이터’는 손과 몸과 마음으로 놀며 세 가지를 발견해가는 놀이터라는 컨셉트를 갖고 있습니다. 어린이들이 놀이터 곳곳에서 자율적으로 배우며 즐겁게 어울려 노는 환경과 문화를 조성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세 살 정도로 보이는 어린이가 ‘세 살 놀이 여든까지!’라는 구호가 적힌 현수막 옆에 서있다.

‘움직이는 창의 놀이터’는 ‘생각하는 청개구리’라는 프로젝트의 일환입니다. ‘생각하는 청개구리’는 지난 2012년부터 하자센터와 한국암웨이가 공동으로 진행하고 있는 어린이 창의인재육성사업입니다. 본 사업은 개인 차원의 성공을 강조하는 기존 창의교육의 틀을 넘어 함께 살아가는 힘을 기르는 ‘더불어 사는 창의’의 가치를 지향합니다. 특히 이번 ‘움직이는 창의 놀이터 – 놀이터가 발라당’은 정형화되지 않고 유연하게 흘러가는 놀이터를 주제로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다양한 세대가 어울려 놀 수 있기를 바라며 적극적인 ‘환대’의 의미를 담았다고 합니다. 어린이뿐만 아니라 어른이들에게도 문이 활짝 열려 있는 놀이터였습니다.

놀이터 입구에 14개의 작은 놀이터 지도가 걸려있다.

이번 ‘움직이는 창의 놀이터 – 놀이터가 발라당’은 <놀go, 먹go, 쉬go>, <도깨비! 어랏?>, <상상상자>, <너에게만 말할게~>를 비롯하여 총 14개의 작은 놀이터로 구성됐습니다. 또한 따라하는 워크숍 부스없이 참가자가 자율적, 실험적, 모험적으로 놀이를 할 수 있게 짜여져 기존의 놀이터에서는 경험할 수 없었던 색다른 놀이 문화를 즐길 수 있었습니다.

한 어린이가 신나게 미니 짚라인을 타고 있다.

14개의 작은 놀이터 중 가장 인기가 많았던 놀이터는 단연 <먹go, 놀go, 쉬go> 놀이터였습니다. 숲속 공간을 밧줄을 이용해서 탐험하는 컨셉트를 가진 놀이터여서 그런지 어린이들은 각종 놀이기구를 이용하며 시종일관 함박웃음을 지었습니다. 그 중에서도 미니 짚라인은 한참동안 줄을 서야 간신히 탈 수 있을 정도로 인기가 많았습니다. 안전하게 장비를 채우고 탄 후 보호자가 탑승 반대편까지 줄을 끌어다주면 높이 차이를 이용해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짚라인을 즐길 수 있습니다.

<도깨비! 어랏?> 놀이터에서 여러 어린이들이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놀이를 즐기고 있다.

따스한 햇볕을 받으며 뛰어놀 수 있는 놀이터도 있습니다. 바로 <도깨비! 어랏?> 놀이터입니다. 놀이활동가들이 어린이들과 함께 단체 놀이를 즐겼던 놀이터입니다. 단체 놀이로는 ‘둥글게둥글게’, ‘수건돌리기’,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등의 다양한 놀이를 진행했습니다. 그 중 어린이들의 웃음소리가 가장 컸던 놀이는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였습니다. 하얀 뾰족 종이컵에 머리핀을 꽂아 도깨비 뿔을 만들고 천진난만하게 뛰어노는 모습이 누구보다 행복해보였습니다.

어린이들이 부모님과 함께 자기만의 아지트를 만들고 있다.

부모님과 함께 멋있는 아지트를 만들 수도 있습니다. <상상상자> 놀이터는 놀이와 미술치료를 키워드로 활동하는 놀이활동가가 꾸민 공간입니다. 커다란 상자, 형형색색의 물감과 셀로판지, 색종이, 테이프, 가위, 칼을 빌려 작은 공간을 만들어 볼 수 있는 놀이터입니다. 다른 놀이터와는 달리 <상상상자>에서는 유난히 부모님과 아이들이 함께 노는 모습이 많이 보였습니다. 아이들의 상상력 발현을 부모님들께서 여러모로 도와주시는 모습이 참 보기 좋았습니다.

한 어린이가 플라스틱 전화기에 크게 소리치고 있다.

어린 시절 두툼한 실과 종이컵 두 개로 만들었던 종이컵 전화기를 기억하십니까? <너에게만 말할게~> 놀이터에서는 플라스틱 통과 파이프를 이용한 색다른 전화기를 체험해볼 수 있습니다. 크기가 작은 플라스틱 통에서 말하고 크기가 큰 플라스틱 통을 통해서 듣습니다. 어린이들은 서로 퀴즈를 내고 맞히는 방식으로 많이 사용했는데, 가끔 누구도 모르는 비밀 이야기도 하며 플라스틱 전화기가 마치 진짜 전화기인 것처럼 사용하기도 했습니다.

따뜻한 햇빛아래 선선한 가을 바람을 맞으며 모두가 즐거운 주말을 보낸 하루였습니다. 어린 시절 가을운동회가 기억나는 공간과 편한 분위기덕분에 어린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들도 행복한 하루를 보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어른 말고 어른이가 되자’, ‘세 살 놀이 여든까지’, ‘놀이터가 붐벼도 다같이 즐겁게 놀 수 있는 방법은 뭘까?’ 등의 구호를 내걸며 놀이 공간과 문화의 변화를 선도하는 ‘생각하는 청개구리’ 프로젝트의 ‘움직이는 창의 놀이터’는 도시 공간 곳곳에서 놀이터를 만들고 있습니다. 모래 바닥에 시소, 그네, 미끄럼틀, 정글짐이 있던 놀이터는 그들의 힘으로 변해가고 있습니다. 하늘은 높아지고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기 시작하는 초가을, 어린 시절 추억을 되새기며 변화된 놀이터로 같이 가보시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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