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시 : 2017년 5월 20일 토요일
○ 장소 : 서울숲공원 생태습지원
○ 내용 : [프로그램] 서울숲 제비에게 논을 선물해요!

 

모내기를 하는 모습

 

따가운 햇살이 서울숲을 내리쬐던 지난 5월 20일 토요일, 30여명의 가족들이 서울숲 생태습지원에 모였습니다. 자전거도, 물놀이도, 시원한 에어컨 바람도 뒤로 한 채 엄마와 아빠, 아이도, 서울숲 청년봉사단, 그리고 서울숲컨서번시 직원들은함께 너도나도 두 팔, 두 다리를 걷어붙이고 서울숲 모내기에 동참했답니다.

 

서울숲에서 왜 모내기를?

서울 한복판에서 모내기를 한다는 소식에 어리둥절하기도 잠시, 정병길 선생님이 서울숲 모내기의 의미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해 주셨습니다.

 

모내기에 대해서 설명하는 정병길님

 

논에는 수많은 생물이 더불어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 중 제비는 특히 우리 가까운 곁에서 살고 있는 조류입니다. 매해 봄 동남아시아부터 한국까지 약 300km 의 거리를 날아오는 놀라운 철새이기도 하지요. 이 제비는 침, 진흙, 그리고 지푸라기로 둥지를 만들어 처마 밑이나 가로등 사이에 자리를 트고 전선을 이용해 아기 제비들에게 비행을 가르치기도 합니다.

사실 제비는 온갖 벌레를 먹이로 삼는대요, 이 중에는 논밭에 해로운 여러 해충이 섞여 있습니다. 하루에 무려 350번을 먹이를 찾아 아기 제비의 배를 채운다고 합니다. 우리 조상님께서 말씀하시던, 제비가 있어야 풍년이 온다는 말이 사실 충분히 근거 있는 말이었네요!

 

서울숲공원 제비 서식 쉼터. 논 뿐만 아니라 아기 제비의 비행연습을 위해 공간을 볼 수 있다.

 

그런데 이 제비가 우리 서울숲에도 곧장 둥지를 튼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 제비들이 잘 자랄 수 있도록 서식처를 만들기 위해 모내기를 하고, 논을 만들어 벼를 심는 프로그램을 준비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모내기는 나이, 성별에 구분 없이 손쉽게 누구나 참여할 수 있으며 충분한 준비와 후 관리를 통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어 서웊숲에서 야심차게 준비한, 일 년에 딱 한번만 진행하는 프로그램입니다.

 

 

본격적인 모내기의 시작 : 습지로 Go!

본격적인 모내기 활동에 앞서 모두 편안한 옷으로 갈아입었습니다. 프로그램 신청할 때 상세한 안내가 나갔었다고 하는데요, 무엇보다 뜨거운 태양을 피할 챙 넓은 모자, 움직이기 편하고 빨래하기 쉬운 옷, 그리고 수건이 필수였습니다. 모내기 하면 새참인데, 서울숲컨서번시에서 시원하고 맛있는 수박을 준비해 주셨습니다.

 

습지로 가는 참가자들

 

서식처에 도착하고 나니 분홍색 셔츠를 입은 청년봉사단들이 가족들을 반겨주었습니다. 미리 도착해서 프로그램 운영을 위한 준비를 하고 있었다고 해요. 붉은색 황토 논 곳곳에 보이는 푸른 모판과 분홍색 셔츠가 잘 어울려서 너무 예쁜 광경이었습니다.

 

현장에 도착한 참가자들

 

선생님들로부터 짧은 설명을 듣고 난 후 바로 현장으로 투입되었습니다. 양말을 벗고 맨 발로 부드러운 황토 논으로 들어가는 모습은 보는 것만으로도 시원하고 즐거웠습니다.

 

모내기를 하는 참가자들

 

약 30분간 모두 한 줄로 늘어져서 모 심기에 열중했습니다. 허리가 슬슬 아파왔지만, 많은 사람이 모여 일을 하니 순식간에 한 줄, 두 줄 쭉쭉 진도가 나가더군요. 어릴 적 교과서에 나오던 품앗이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었습니다.

 

서울숲 모내기 현장, 어떠셨나요?

30분간의 열띤 노동 후, 시원한 물로 팔다리를 씻고 준비한 돗자리에 옹기종기 자리잡았습니다. 때마침 도착한 수박을 나눠 먹으로 오늘 참가한 어린이 일꾼들에게 몇 가지 질문을 해 보았습니다.

먼저, 모내기에 참가한 쌍둥이 남매에게 물어보았습니다.

 

모내기활동을 한 어린이들

 

Q. 서울숲에서 한 모내기, 어땠나요?

– 재밌었어요! 수박도 맛있었어요.

 

Q. 논바닥은 어땠어요? 모내기하기 좋았나요?

– 진흙이 부드러웠어요. 시원했어요.

 

Q. 제비가 좋아할 것 같아요?

– 네!

 

아이들은 모내기에 더 흥미를 느껴 더 이상 인터뷰를 할 수 없었습니다.

 

다음은 모내기 프로그램의 주역! 서울숲 청년봉사단에게 물어보았습니다.

 

모내기활동을 이끈 서울숲 청년봉사단

 

Q. 모내기를 해본 적이 있으신가요?

– 아니요, 이번에 처음 배우고 해봤습니다. 나름 재미있었습니다.

 

Q. 이번이 세 번째 봉사라고 들었는데, 일정한 주기를 갖고 봉사를 하시는 건가요?

– 2주에 한번씩 토요일에 와서 봉사를 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봉사 활동을 하게 되는데요, 지난 번에는 식재 봉사를 하기도 했습니다.

 

Q. 근처에 살고 계신가요? 어떤 경유로 서울숲 봉사를 하시게 되었나요?

– 집은 먼 친구도, 가까운 친구도 있는데요, 대학생 대외활동 웹사이트에 올라온 공고를 보고 신청하게 되었습니다. 앞으로 1~2년 간 재미있게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모내기가 끝난 후 머리 위로 제비들이 활강을 하고 다니며 논을 만들어주어서 고맙다는 듯 창공을 가로지르는데, 매우 뿌듯한 마음이 가득 차 올랐습니다. 일년에 딱 한 번 하는 서울숲 모내기, 가을에 황금색 벼가 올라오길 기대하며, 참가해주신 모든 분들이 즐거운 기억만 안고 가셨기 바랍니다.

다음 달에 또 봬요!

 

글 · 사진 | 신명진 (서울숲 파스텔 – Park Story Tell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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