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사진 | 윤다이 (서울숲 파스텔 – Park Story Teller)

○ 일시 : 2017년 9월 2일 토요일 13:00-17:00
○ 장소 : 서울숲공원 습지생태원
○ 내용 : [봉사활동] 어떤버스의 오일스테인 칠하기

“저희 오늘 처음 만났는데 같이 봉사하러 왔어요!”

무언가 낯선 말이지 않나요? 여태껏 우리가 해왔던 봉사는 항상 정해진 사람과 정해진 장소를 방문해 활동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어떤버스’는 다릅니다. 오늘 내가 누구와, 어디로 봉사를 갈지도 모른 채 힌트 하나만 보고 출발하게 됩니다.

이번 어떤버스 2017 미니시즌은 “열두간지”라는 타이틀 아래 각각 궁합이 잘 맞는 띠끼리 봉사활동을 했습니다. 서울숲으로 향한 14호차는 쥐띠와 원숭이띠가 함께 하는 궁합버스로 목적지에 대한 힌트는 ‘(√x)²’이었습니다. 당초 잡초를 제거하는 활동을 할 계획에 뿌리를 뜻하는 단어 ‘root’와 발음이 같은 수학기호인 루트를 제곱하여, 뿌리를 제거한다는 의미였습니다. 간결한 힌트만으로는 목적지를 종잡을 수 없었던 20명의 봉사자들은 그저 궁금증만을 안고 버스에 몸을 맡겼습니다.

그렇게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도착한 서울숲. 봉사자 중 서울숲이 처음인 사람들뿐만 아니라 자주 방문하는 사람들 모두 이곳에서 어떤 활동을 할지 기대감에 부풀었습니다. 아무리 미스터리와 생소함을 내세운 봉사활동이라지만 봉사지에 대해 모르면 안 되겠죠? 서울숲 습지생태원 세미나실에 모여 서울숲에 대한 간단한 소개와 함께 오늘 할 봉사활동에 대한 안내를 받았습니다.

집중하고 있는 봉사자들

벌써 세 번째 방문인 어떤버스는 지난번 갈대정리, 낙엽 긁기의 활동에 이어 이번에는 습지생태학습장에 오일스테인 칠하기를 하였습니다. 지어진지 오래되어 나무 바닥의 칠이 다 벗겨진 생태학습장이 봉사자들의 도움을 받아 새 단장을 꿈꾼 것입니다.

바닥에 오일스테인을 칠하기 전 쓸고 닦는 시간

모두들 장갑과 마스크, 그리고 오일스테인 양동이를 하나씩 나눠받고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붓에 오일을 듬뿍 적신 뒤 바닥에 골고루 발라주었습니다. 나무 바닥의 부식이 심해 몇 번이고 덧칠해야 하는 고된 작업이었습니다. 습지생태원 내부뿐만 아니라 외부도 모두 나무 바닥으로 이루어진 덕분에 이 날 6통의 오일스테인을 사용했습니다.

열심히 바닥에 오일스테인을 칠하고 있는 봉사자들
벽면도 빼놓을 수 없겠죠? 구석구석 꼼꼼히 칠합니다.

장장 네 시간의 사투 끝에 드디어 오일스테인 칠하기를 모두 끝냈습니다. 계속 구부려 앉아 움직여야 했고 오일스테인의 역한 냄새 또한 올라오기 마련이었는데, 모두들 불평 없이 봉사에 임해주었습니다. 시간상 잡초제거는 하지 못했지만 봉사자들 모두가 서로 도와가며 오일스테인 칠하기와 환경놀이터 모래 뒤집기 활동을 해 준 덕분에 서울숲 습지생태원도 잘 정돈되었습니다.

오일스테인 칠하기 전과 후

정말 깔끔해졌죠? 이렇게 습지생태원에서 함께한 어떤버스 봉사자들과 같이 서울숲에는 많은 자원봉사자분들이 있습니다. 서울숲은 시민들에 의해 만들어지고, 꾸며지고, 정리됩니다. 서울 시민 여러분 모두 서울숲 봉사활동을 통해 나의 손길이 닿은 공원을 느껴 보는 건 어떨까요? 다가오는 가을에는 우리 함께 직접 공원을 꾸려보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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