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시기간 : 2017년 11월 7일 화요일 – 12일 일요일
  • 관람시간 : 오전 10시 – 오후 5시
  • 전시장소 : 서울숲공원 커뮤니티센터 1층 전시실

 

동네 골목 모퉁이만 돌아보아도 작은 어둠을 찾을 수 있다. 한번도 관심 가져보지 않은 외진 구석에서 영원한 이야기가 들려온다. 그 작은 어둠을 난 그늘샘이라고 부른다. 난 언제나 소외된 그늘샘 속에서 살인마를, 말하는 고양이를, 벌레가 된 동네 아저씨를 발견한다. 이런 그늘샘에는 어디나 신비의 기원들이 웅크리고 있는데 그 이유는 그 곳들이 자신의 이름으로 규정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내가 오늘 말하고 싶은 공원은 그늘샘이 가장 많이 숨어 있는 곳이다. 공원公園은 어쩌면 공원空園이다. 모두를 위한 무정체의 공간. 때문에 공원에 있는 조금의 그림자나 나무 밑, 덤불 속도 충분히 강렬한 신비의 소재가 될 수 있다. 더구나 밤의 공원은 놀랄만큼 거대해진다. 밤의 공원. 설계되었으나 규정되지 않은 공간, 이름 없는 인공과 자연. 그래서 그 곳은 영적이며 모든 가능의 공간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공원은 기도의 공간이며 사색과 성찰이 걸음과 걸음이 되는 역정의 장이며 동시에 어떤 위험도 가능한 유혹적 장소이다. 온실을 그리러 공원에 오면서 처음 숨어있던 작고 귀여운 공원의 그늘샘을 알게 된 후부터 였다. 나는 내가 더이상 보이지 않는 것을 믿고 있지 않다고 느껴 질 때마다 공원을 향했다. 그 횟수는 점점 잦아졌고 마침내 나는 공원에 살기로 했다. 여기서 나의 짧고 영원한 이야기는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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