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사진 | 신명진 (서울숲 파스텔 – Park Story Teller)
○ 일시 : 2017년 9월 20일 수요일 19:30-22:30
○ 장소 : 서울숲공원 방문자센터 2층 세미나실
○ 내용 : [프로그램] 퇴근 후 숲으로
학교에, 회사에, 또는 그냥 하루하루의 지침에 치여, 골치 아픈 생각을 내려놓고 힐링이 필요할 때. 누구나 자기 나름대로 힐링 방법을 가지고 계실 것이라 생각합니다. 누군가는 친구들과 오랜 수다를, 누군가는 시원한 맥주 한 잔을, 또 누군가는 땀 쏙 빠지는 운동으로 잡생각을 잠시나마 떼어낼 것입니다. 오늘 소개해드리고 싶은 방법은 조금 다릅니다. 일단 장소가 평범하지 않고, 활동도 조금 다릅니다. 추석 연휴가 너무나 기다려지는 지난 9월 20일 저녁, 힐링을 찾아 슬그머니 서울숲 대표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는!) 퇴근 후 숲으로에 참가하고 왔습니다. 오늘 할 활동은 바로~ 가을 책갈피 만들기!
유인물을 받아보니 오늘 하는 활동을 상세히 요약해 주셨습니다. 먼저 가을 식물 드로잉도 해보고, 그 다음으로는 가을 사진에 드러나는 가을색도 찾아보고. (사진에는 이미 이것저것 늘어놓은 모습이 보이는데요, 모두 오늘의 강사이신 손솜씨 선생님과 서울숲 담당자분이 미리 준비해놓으신 것들입니다.
오늘 하는 순서가 적인 유인물을 보니, 손솜씨 선생님의 아기자기한 글씨가 눈에 들어옵니다. 먼저 가을 식물 드로잉을 하면서 손을 풀고, 책갈피용 종이에 바로 그리기 전 손을 풀었습니다. 단풍잎, 꽃잎 그리는 방법을 하나하나 알려주셔서 손쉽게 따라할 수 있었습니다.
본격적인 색칠 연습에 들어가며 먼저 선생님의 붓질과 색연필 사용법도 따라 해보고, 자기가 편한 방법으로 그렸던 식물 드로잉을 하나둘씩 칠해보았습니다. 함께 참여했던 김문기 파스텔은 색연필이 더 손에 익다고, 반듯반듯한 채색을 선보이기도 했습니다. 조금씩 익어가는 손놀림으로 책갈피에 본격적으로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다행히 구성이 예쁘게 나올 수 있도록 선생님이 한 번씩 봐주셔서 손쉽게 할 수 있었습니다. 완성된 작품은 구멍에 끈을 매달아서 책갈피의 형태를 갖추었습니다.
한 분씩 와서 끈을 고르고 책갈피에 매다시는 걸 지켜보니 성격이 그대로 그림에 묻어 나오는 것 같았습니다. 우아한 미소를 연신 띠고 계셨던 분은 코스모스가 그득한 그림을, 시원시원하면서도 꼼꼼한 담당자님은 귀엽고 작은 호박 하나를 그리셨습니다. 추상화를 좋아하고 사전에 생각 안하고 성격 급한 저는 큼직큼직한 패턴과 책갈피 가득 찬 낙엽을 그렸습니다. 3시간도 부족해서 빨리 작업하다 보니 제가 뭘 했는지 나중에야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꼼꼼히 작업하시다 보니 두, 세 개밖에 완성하지 못했어도 즐거운 마음으로 다음을 기약하시는 분들도 계셨습니다. 모르는 사람들이 서웊숲에서 만나 어둑어둑한 저녁시간을 함께 보내는 것, 참 좋은 힐링 방법인 듯 합니다. 퇴근 후 숲으로 프로그램 활동 내용은 매번 조금씩 바뀌니, 차근차근 모든 활동을 섭렵해보는 것도 숲을 즐기는 또 하나의 방법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모두, 오늘 참 열심히 잘 하셨습니다. 다음에 또 뵙기 바랍니다. 진심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