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 피기 시작하는 3월 말경부터 날이 더워지기 전까지 공원은 최대 성수기를 맞게 됩니다.
특히 벚꽃, 살구꽃, 튤립, 수선화 등이 가장 아름답게 꽃을 피우는 시기인 4월에는 봄나들이를 나온 시민들로 넓은 공원 전체가 가득하지요.
하지만 이번 봄은 예기치 못한 코로나19라는 재난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공원도 예년에 비하면 비교적 조용하게, 그리고 약간은 불안한 마음으로 봄을 맞게 되었습니다.
서울숲공원은 시민들이 공원을 방문하게 되면 최대한 안전하게 공원을 이용하도록, 또 방문하지 않을 때는 심리적으로 지치지 않도록 돕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특히 공원에서도 가장 가까이에서 시민을 만나는 방문자서비스 업무 담당자 이지영, 심경실을 만나 어떤 방법으로 시민들을 돕고 있는지 들어보았습니다.

 

△ 서울숲 방문자서비스 담당 매니저 이지영

 

코로나19 사태 이후에 가장 변화가 빠르고 많았던 업무라고 생각된다. 공원의 방문자 서비스는 어떤 일들이고 본인은 공원에서 어떤 일들을 하고 있는지 소개를 부탁한다.

지영 기본적으로 모든 방식의 안내를 하는 업무다. 공원을 이용하는 것과 관련된 모든 안내 업무. 안내방송, 방문자 안내, 미아 및 유실물 관리, 안내지도를 비롯한 안내 사인물에 대한 관리 등의 업무가 있다. 코로나 이후에는 방문자 안내 시설 소독 업무도 추가되었다. 개인적으로는 입사한 지 이제 막 5개월이라 전반의 업무와 서비스 방향에 대해 아직은 배우는 중이다.

경실 원래는 숲해설가로서 공원 프로그램 담당으로 입사지원을 했었다. 그랬다가 엉뚱하게 방문자안내 업무를 제안받아 일하게 됐는데 나와 너무 잘 맞는다. 채용 담당자가 잘 보신 거다. 방문객을 만나는 것도 즐겁고 불만 섞인 이야기라도 그 얘기를 듣는 게 싫지 않다. 불만을 갖고 방문했던 분이라도 웃는 얼굴로 상냥하게 응대를 잘하면 만족하고 돌아가는 것을 볼 때 큰 보람을 느낀다. 내 성향에 잘 맞는 일을 하고 있는 것 같아 아주 만족하면서 일하고 있다. 전화로 응대를 할 때 화가 많이 나 있던 분이 직접 방문해 얼굴을 마주하고 나서는 내가 진심으로 이야기를 들어드리고 열심히, 친절하게 응대하니 화가 풀려서 웃으면서 돌아가셨던 일들이 실제로 있었다. 나도 억지로 하는 일이 아니라 힘들지 않고, 방문객도 기분 좋아져 돌아가시니 결과적으로는 모두가 행복하게 된 거다. 응대가 잘 되어서 그런 결과를 만들어냈을 때 정말 뿌듯하다.

지영 그런 건 타고나는 것 같기도 하다. 타고난 외모처럼 호감 가는 말투나 목소리 같은 건 본인이 의도하지 않아도 그렇게 발현되는 것 같다. 거기에 본인이 일을 즐거워하기까지 하니까 일과 사람이 아주 잘 만난 것 같다.

경실 대체로 좋지만 여기(방문자센터)서 시민들을 직접 만나 이야기를 듣게되다 보니 만나는 모두의 요구를 들어 드리고 싶다는 마음이 자꾸 든다. 우리가 할 수 있고 책임질 수 있는 일의 경계를 분명하게 하고 프로패셔널하게 응대해야 하는데 가끔은 우리가 책임질 수 없는 부분까지 서비스를 하고 싶어진다. 어느 정도는 욕심을 좀 내려놔야 한다고 생각한다.

 

현재 코로나19 관련한 업무는 어떤 게 진행되고 있나? 코로나 이후 방문자 서비스에서 달라진 점이 있다면 그 부분도 이야기 해달라.

지영 2월부터 손 소독제를 비치했고, 방문자 안내 공간과 관련 물품들을 소독하기 시작했다. 초기에 마스크가 좀 넉넉할 때는 방문자센터에서 마스크도 무상으로 배포 했었다. 그리고 방문자센터 한곳을 제외하고 무인으로 운영 되던 실내 안내시설을 전부 폐쇄했다. 마스크 미착용 시에는 방문자센터의 출입을 금지했고, 방문자 안내 자원봉사 활동이 중단되어 직원들만으로 운영하고 있다. 특히 서울숲 이야기 공간이 문을 닫으면서 현재 공원에서 수유실을 사용할 수 없다는 점이 방문자서비스에서 시민들이 느끼 기에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일 거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방문자 센터 내부에서도 가능하면 짧게 머무르는 것이 안전할 거라는 판단으로 이동식 책꽂이를 치웠다. 전에는 아이들과 방문객이 책을 읽으면서 잠시 머물 수 있는 공간으로써 이용되었다.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으로서 기능이 사라졌다는 건 매우 큰 변화라고 생각한다.

경실 역시 소독을 열심히 하는 게 가장 크게 변한 점이다. 방문자센터를 제외한 거의 모든 실내공간이 폐쇄되게 되면서 방문자센터에 방문하는 시민들이 안심할 수 있도록 하려고 노력한다. 예를 들면 유모차나 휠체어를 대여할 때 시민들이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게 그 앞에서 꼼꼼하게 소독한다. 다른 공원들은 어떻게 하는지 잘 모르겠지만
‘서울숲은 참 안심이 된다’는 인상을 심어주고 싶다. 그리고 지영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수유실을 사용할 수 없게 되면서 간혹 급하게 수유를 해야 하는 시민이 방문하시면 방문자센터 한쪽에서 하실 수 있도록 해 드리고 있다. 아마 조만간 수유실을 다시 열 준비를 하게 되겠지만, 그때 까지는 임시방편으로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다. 다만 수유를 하면서 아이를 달래느라, 또는 우유를 식히느라 마스크를 벗는 경우가 생겨서 반드시 필요한 경우가 아니라면 마스크를 계속 쓰고 계시도록 안내하고 있다. 지금은 안전이 최우선이다.

지영 수유실도 그렇고 체육시설이나 식물원 등 폐쇄된 공간이 있다 보니 거기에 대한 불만이 아예 없지는 않다. 그래도 시민들께서 기대한 것 이상으로 잘 이해해주신다. 그리고 코로나 관련 안내방송을 하게 되면서 전체 안내방송이 배 이상 늘어났다. 이전에는 일반적인 종합 안내방송에 대해서도 시끄럽다거나 너무 자주 한다는 불만이 존재했지만, 현재는 방송이 많이 되는데도 불구하고 특별한 민원은 없다. 모두가 한 마음으로 위기를 극복 하겠다는 생각이 반영된 거라고 본다.

경실 그리고 방문객들은 잘 모르시겠지만 큰 변화는 방문자 봉사자가 없다는 것? 이번 사태 이후 공원에서 모든 봉사활동이 중단되면서 방문자 안내 봉사활동도 모두 중단됐다. 다시 재개될 때까지는 직원들로만 운영하고 있다. 방문자 안내 활동을 하던 자원봉사자들 중에는 서울숲이 개원할 당시부터 서울숲에서 봉사활동을 해 오신 분들도 계신다. 그분들은 서울숲의 오래전 모습, 변화에 대해서 어쩌면 우리보다 더 잘 알고 계신 분들이라 배울 것들이 많다. 봉사활동이 재개되어 다시 활동을 하는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

△ 방문자센터에서 방문자 서비스를 하고 있다

 

코로나19는 전 세계적으로 유행 중이다. 그래서 이번 사태가 끝난 이후에도 우리가 완전히 예전의 일상으로 돌아가지는 못할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아직 한참 이르지만 이번 사태가 끝난 이후에 대해서는 준비하고 있거나 생각하고 있는 것이 있나?

지영 기본적으로 서울숲은 정부와 지자체의 지침을 따라야 할 의무가 있다. 그러나 서울숲에만 해당되는, 또는 공원 관리자만이 할 수 있는 결정 또한 있을 수 있다. 공원은 재난으로부터 시민들이 자신의 몸과 마음을 지킬 수 있는 피난처의 역할을 해야 한다. 앞으로 어떤 상황이 펼쳐질지 가늠할 수 없지만 우리만 할 수 있는 일을 진정성 있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특히 시민들을 설득해야 하는 일에 있어서는 일선에서 방문객을 직접 만나는 사람의 역할이 크다고 생각한다. ‘체육공원이나 수유실, 왜 폐쇄하나, 다 열어라.’라는 목소리가 있는 반면 ‘공원을 여는 게 위험하다. 전면 폐쇄해라.’라는 목소리도 있다. 언젠가는 안내시설을 포함해 공원의 폐쇄된 많은 공간을 다시 열게 될 텐데 그 공간을 최대한 안전하게 사용하거나 완전히 다른 용도로 사용할 고민을 해야 한다.

경실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백신이 나올 때까지 사람들이 머물 수 있는 실내공간은 모두 바이러스 감염의 위험이 있을 거다. 그렇다고 머물 수 있는 실내공간을 만들지 말자는 생각을 하면 너무 슬프고 무섭기도 하다. 실내공간들이 열린다면 우선 사람들이 그 안에서도 거리를 둘 수 있게 안내를 해야 할 거고, 소독을 더 열심히 해야 할 거다. 지금은 시민들도 비상사태라는 인식이 있어서 뭐든 안내를 하면 잘 받아들여 주신다. 그리고 먼저 실천하고 배려해 주시는 부분도 많다. 그런데 이게 길어지면 앞으로는 그렇지 않을 수 있다고 생각이 든다. 그럴 때도 지금처럼 진심으로 최대한 친절하게 응대하는 것밖에는 방법이 없을 것 같다. 그 입장에서 이해하려고 하고 최대한 진정성 있게 응대하면 마음이 통하는 게 느껴진다.

지영 시민 불만을 미연에 방지하는 준비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캠페인, 세심한 사전안내가 중요해질 거라고 생각한다.

 

끝으로 서울숲 방문객들께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으면 해 달라.

 

지영 우리가 안내하고 계도하는 것은 방문객의 안전과 건강을 위해 숙고한 결과라는 것을 알아주셨으면 좋겠다. 실내공간들이 다시 열리게 되어도 안전을 위해 공원의 안내에 따라주시기를 미리 부탁드린다.

 

 

경실 동의한다. 그리고 하나 덧붙이자면 공원의 물건, 특히 유모차나 휠체어처럼 함께 사용하는 물건을 더 아껴 달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그리고 항상 감사하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코로나 사태 이후 서로 마주 보고 밥을 먹는 게 위험한 일이 되었다.
방문자센터에서 수유를 하며 엄마가 마스크를 벗고 아이를 달래주는 것도 다른 이용객들에게 불편한 행동으로 취급받는다. 사람 사이에 오가는 따뜻하고 좋은 행동에 대해서 다른 시각으로 보고 다시 생각하게 되는 거다.
이 모든 것들이 생명을 구하는 일보다는 덜 중요하게 여겨지기 때문에 지금까지 큰 갈등 없이 넘어갈 수 있지만 사태가 장기화 할수록 앞으로는 시각차, 견해차에 따라 첨예해질 수 있다. 공원의 방문자서비스도 그 갈등 속에서 균형을 잡아야만 하는 큰 과제를 맞닥뜨리게 될 거라고 생각 한다. 그래서 방문객을 대하는 진정성, 진심이 중요하다고 이야기한 것에 무척 공감한다. 진심을 다하면 혼란 속에서도 긍정적인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을 거라고 믿는다.
오늘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하고 앞으로 더 많이 바빠지시 겠지만 항상 힘내서 서울숲의 얼굴 역할을 잘 해주시기를 부탁드린다.

 

글. 사진  서울숲컨서번시 김나연

jinna@seoulfores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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