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숲공원은 지난 7월 21일 나비정원 짬짬이 투어를 인스타그램 라이브를 통해 진행한 것을 시작으로, 7월 22일, 29일, 인스타그램과 유튜브를 통해서 야간 숲 탐험 프로그램을 라이브로 진행했다. 그 이후에도 ‘짬짬이투어 나비정원 2’와 유아숲체험 비대면 수업을 유튜브 라이브로 진행했다. 이는 코로나19 거리두기 4단계 격상으로 대면 프로그램이 전면 취소되면서 프로그램을 온라인으로 전환해 진행한 것이었다. 전년도인 2020년부터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대부분의 대면 프로그램이 취소되면서 가드닝 프로그램을 비롯한 여러 프로그램을 비대면 영상으로 진행하기는 했지만, 올해는 영상 프로그램 제작과 함께, 특히 실시간으로 소통이 가능한 라이브 방송들이 많이 진행되었다는 점에서 작년과는 차별화를 해 오고 있다. 특히 대면 프로그램으로 참가자 모집까지 마치고 7월 말, 결국 온라인 라이브로 진행한 야간 숲 탐험 프로그램은 제철을 맞은 여름 곤충들이 밤에는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숲해설가와 함께 실시간으로 탐험해보는 프로그램으로, 사전에 신청자 외에도 백여 명의 시민들이 함께 시청하고 채팅을 통해 참여하며 즐겁고 유익한 시간을 만들었다.
‘나름의 흥행’(?)을 하며 좋은 평가를 받았던 ‘서울숲 야간 숲 탐험’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진행한 4인방을 만나 라이브로는 다 하지 못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 각자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ㆍ인숙 저는 서울숲에서 프로그램, 그중에서도 유아숲이랑 숲해설 프로그램을 맡고 있는 숲해설가 정인숙입니다.

 

ㆍ윤남 저는 프로그램팀에서 주로 숲공방과 숲해설, 투어 프로 그램을 주로 맡고 있는 숲해설가 김윤남입니다.

 

ㆍ동민 저는 프로그램에서 초록친구, 셀프가드닝 등 가드닝 프로그램을 주로 맡고 있는 이동민입니다.

 

ㆍ민주 저는 프로그램 전체적인 기획과 행사, 이벤트를 기획하는 현민주입니다.

 

🎤 이렇게 방담으로, 그것도 영상을 보면서 하는 인터뷰는 처음인 것 같아요. 동료로서 이번 ‘야간 숲 탐험’프로그램을 너무 재미있게 보기도 했고 그래서 한 번 만나고 싶었어요. 함께 야간 숲 탐험 진행했던 영상을 보면서 관련된 썰도 풀고 감상도 나누는 자리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네 분은 당시에 프로그램을 현장에서 진행하셨죠?

ㆍ인숙 네. 제가 프로그램 전체 진행을 했고요.

ㆍ민주 실시간 반응을 체크하고 진행을 돕고, 촬영을 하고 조명 스탭 역할을 하는 사람도 있었어요.

 

🎤 네 분 외에도 계셨나요? 각자 어떤 역할을 하셨어요?

ㆍ동민 저는 조명 담당을 했었고, 화면에 언뜻언뜻 비치는데 여기 계신 윤남님이 앞질러서 곤충도 찾고 진행을 도와주셨고요, 현장에서 민주님이 PD역할을 하셨어요.

ㆍ윤남 저는 제가 화면에 나올 줄 몰랐는데… (웃음) 꽤 비춰졌더라고요. 나름 숨은 건데 잘 안됐어요. (웃음) 저는 프로그램 준비부터 진행까지 보조 역할을 했어요.

ㆍ민주 그 외에도 현장에서 연결 상태를 체크해주시거나 보조를 해주시는 분도 계셨고, 사무실에서 영상을 보면서 실시간으로 방송 모니터링을 해주는 직원도 있었어요. 이게 진행하는 사람, 촬영하는 사람 있으면 될 줄 알았는데 은근히 손이 많이 필요하더라고요. 저희들이 전문가가 아녀서 그런지 보조의 보조도 있었고… (웃음) 야외 라이브다보니 백업까지 예닐곱 명쯤 필요했던 것 같아요.

 

🎤 생각보다 많은 품이 든 일이군요. 저는 개인적으로 서울숲에서 일하면서도 이렇게 많은 곤충이 있는지 잘 몰랐어요. 일부러 가져다 놓은 것처럼 카메라만 갖다 대면 거기에 곤충이 있고 그래서 너무 놀랐고 또 재미있었어요.

ㆍ인숙 우선 그 구역 자체가 원래 곤충 여러 종류가 개체 수도 많다는 건 오랜 기간 모니터링으로 알고 있었어요. 그리고 바로 전날 리허설을 통해서 위치나 종류를 대충 파악 해두고, 현장에서는 윤남님이 저보다 앞서서 어디를 보면 되는지 찾아주는 역할을 해주셨어요. 그래서 포인트를 정확하게 짚어서 흐름이 끊기지 않게 진행할 수 있었죠.

 

🎤 아무튼 그렇게 신기하고 재미있었던 영상을 보면서 이야기를 나눠보시죠!

[야간 숲 탐험 코멘터리 03:30] 있었는데 없었습니다.

 

🎤 윤남님이 한껏 웅크리고 화면 뒤로 지나가는 게 너무 잘 보여서 좀 웃었어요. 전신이 다 보이는데 왜 그렇게 웅크리신 건가요? (웃음)

ㆍ윤남 혹여나 보일까봐 그랬는데 화면 보니까 너무 다 보이네요. 그냥 당당하게 걸을껄 그랬네. (웃음)

ㆍ민주 거의 닌자였어요. (웃음)

ㆍ윤남 아까 말한 것처럼 제 역할은 프로그램 진행 보조였어요. 새로운 곤충, 어떤 곤충이 나와 있을까 이런 걸 앞서서 찾아보는 역할을 맡았죠. 찾은 건 플래시 불빛으로 알려줬고요. 보조 역할이라 최대한 화면에는 잡히지 않으려고 했던 건데…

ㆍ인숙 안보이려고 한 게 더 시선을 끄는 것 같아요. 근데 우리한테만? 아마 우리는 누군지 아니까 더 잘 보였던 것 같아요.

ㆍ윤남 안 그래도 그런 얘기 듣고 주위에 라이브 보신 분께 어땠냐고 여쭤봤는데 (내가 나온 걸) 잘 몰랐다고 하더라고요. 그냥 우리만 눈치 챈 걸로? (웃음)

 

[야간 숲 탐험 코멘터리 15:50] 곤충이 무서운 사람들 (부제: 비명의 밤)

 

 

(넓적배사마귀 관찰 중 비명 발사에 모두 폭소)

 

🎤 저 비명소리 누구였어요?

ㆍ민주 촬영 담당해주신 정원님요. 좀 이따 동민님 비명도 들려요.

 

🎤 아니 벌레를 그렇게 무서워하는 분이 하필 곤충 콘텐츠 하느라 고생하셨겠네요.(웃음)

ㆍ동민 왜 이렇게 겁이 많은가 모르겠어요. 사실 하는 내내 무서웠어요. 학교 다닐 때도 교수님께 맨날 혼났거든요. ‘너는 식물 전공하면서 벌레를 무서워하면 되냐?’고 하셨어요. 근데 이게 극복이 안 되서 솔직히 무섭기는 해요.

ㆍ민주 저는 그 정도로 무섭진 않지만 인숙님은 대단하신 것 같아요. 댓글에도 어떻게 그렇게 잘 잡냐는 말도 있었는데, 진짜 잘 잡고 잘 만지시더라고요.
ㆍ인숙 이게 동민님처럼 곤충을 두려워하는 사람에게는 안전하게 곤충을 자세히 보고, 간접적으로 만지는 경험이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여기 비명 대신 질러줄 사람들도 있고… (웃음)

 

[야간 숲 탐험 코멘터리 28:45] 매미가 이렇게나 예뻤던가…?

 

🎤 이번 야간 숲 탐험의 주인공은 매미였던 것 같아요. 다른 곤충들, 거미, 개구리도 볼 수 있었지만 역시 여름밤을 소란스럽게 만드는 매미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을 것 같아요.

ㆍ민주 인숙님이 말매미 성대모사 하실 때 채팅에 ‘고성방가 민원 들어오겠다’는 댓글이 올라와서 빵 터졌어요. (웃음) 전날 인스타그램 라이브를 할 때도 ‘합격 목걸이 드리겠습니다.’ 인가? 그런 반응들이 재미있었어요. 말매미 흉내 “챠~~~~~!!!!!” 하시는데 목청에 아무튼 깜짝 놀랐어요.

ㆍ동민 저는 무엇보다 비취색으로 막 우화한 매미가 진짜 너무 예뻤어요. 곤충 무서워하는데 매미가 그렇게 예쁜 줄 몰랐어요.

 

🎤 영상을 통해서이지만 저도 처음 봤어요. 요정 같단 생각이 들 정도로 예쁘던데요? 한 번 봤으니까 앞으로는 좀 눈에 보이지 않을까요? 왜 알면 보이잖아요.

ㆍ민주 맞아요. 저 갑자기 매미 박사 됐어요. 지나가다가 울음소리만 듣고 ‘아! 이거 참매미네~’하고, 매미 잘 찾고 해서 친구들이 다 놀랐어요. (웃음)

 

[야간 숲 탐험 코멘터리] 어떻게 생각하세요?

 

ㆍ인숙 영상 시작부터 보면 꾸준하게 ‘불쌍해’, ‘잔인해’ 이런 댓글들이 있잖아요? 그럴 때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고민스러울 때가 있어요. 전 아무래도 더 잘 보여드려야 하니까 까고, 뒤집고, 만지고, 괴롭히고 할 수밖에 없는데 보시는 분이 불쌍하다고 하면 어떻게 해야 하나…

ㆍ민주 그래서 설명이 중요한 거 같아요. ‘이번에는 보여주기 위해서 만지는 거고 곤충을 해치지 않기 위해 노력한다.’ 이런 안내를 끝에 덧붙였잖아요. 그런 설명이 있으면 보시는 분들도 이해하시지 않을까요?

ㆍ인숙 애들이 와도 만져보고 체험해보는 게 맞지 않을까요? 개인적인 생각이긴 하지만요. 눈으로만 보는 게 맞을까요? 내가 징그럽고 무서워서 못 만지는 건 안 만지게 하는데, 내가 관심이 있고 한 애들은 만져도 되지 않을까 해요. 물론 곤충이기 때문에 만지면 스트레스도 받고 어떨 때는 죽기도 하고, 우리가 만지면 곤충들에게 나쁜 건 맞아요. 근데 아이들이 곤충을 만져도 보고 하면서 자라는 게 맞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해요. 이건 숲해설가들 사이에서도 서로 생각이 다른 경우가 많아요.

ㆍ윤남 ‘잔인하다’는 게 보는 느낌을 표현한 거잖아요. 하나의 의견으로 받으면 될 것 같아요. 이렇게 하지 말아야하나 고민할 사항이기 보다는 누군가는 이걸 보고 충분히 잔인하게 느낄 수 있다는 걸 알고 있으면 될 것 같아요. 안 그러면 프로그램의 취지가 손상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ㆍ동민 울음판을 열었다 닫았다 하고, 날개를 막 뒤집어서 보여주고, 하는 건 서울숲에 직접 와도 그렇게 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잖아요. 그래서 우리는 ‘이렇게 보는 것 자체가 좋은 간접체험이 될 거다’라고 믿고 해야 하는 일인 것 같아요.

ㆍ민주 이번에 그런 내용의 댓글을 다는 분들이 꽤 많으셨어요. 비대면이라 더 편하게 이야기하시는 것 같아요. 그런데 그런 의견도 너무 당연히 이해가 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진행 방식도 우리에게는 너무나 당연한 것 같아요.

ㆍ인숙 보시는 분들이 어떻게 생각하실지 궁금해지기는 해요.

 

🎤 이전 인스타그램 라이브도 그랬고, 이번에도 예고한 시간을 초과하셨더라고요. 사실 지루하지 않아서 시간이 그렇게 흐른 줄 몰랐어요.

ㆍ민주 시간을 훌쩍 넘었는데도 당시에 다들 계속해달라고 댓글 남겨주셔서 너무 감사했어요.

ㆍ동민 그리고 질문이 끊이지 않아서 끊지 못한 것도 있죠.

ㆍ윤남 댓글 보면 ‘아쉽다’, ‘매주 해 달라’, ‘또 해달라’는 이야기가 많아요.

ㆍ인숙 ‘너무 재미있었다’, ‘또 다른 시각을 갖게 됐다’, ‘또 해달라’는 댓글이 되게 감사하고 힘이 됐어요.

 

 

🎤 소감을 나눴으면 좋겠어요. 어떠셨나요?

ㆍ인숙 이걸 다시 보니 목소리나 이런 게 마음에 안 드는 게 자꾸 거슬리네요. (웃음) ‘반응이 좋았다.’, ‘또 안 해요?’ 그러고, 동료분들도 또 언제 하냐는 그런 반응을 직접 듣기도 했고, 그래서 기분은 좋았어요. 사실 서울숲에 땅강아지나 하늘소나 이런 애들이 나온 적이 있다고도 하고, 장수풍뎅이를 보고 나니까 또 그런 야행성 곤충들을 더 볼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 그 이후에 다른 장소에서 모니터링을 몇 차례 더 하기는 했어요. 그런 야행성 곤충들을 더 찾을 수 있으면 다시 해보고 싶은 욕심이 있었는데 그런 곤충이 안 나오기도 하고 다른 장소는 곤충 수도 너무 적고 해서 3편은 접게 되었죠. 아쉽기는 해요. 내년을 기약해야 하지 않을까요?

ㆍ윤남 저는 공원 말고 진짜 숲에서 야간 곤충 탐방을 해봤는데 그거하고는 많이 달라 좀 걱정도 했어요. 도시에서 만날 수 있는 곤충은 한정적이라 뭘 많이 볼 수 있을까? 재미있을까? 했는데, 기대보다 훨씬 좋았어요. 흔히 알고 있는 곤충들이긴 했지만 그래도 서울숲은 비교적 다양한 곤충들이 서식할 수 있는 좋은 환경인 것 같고, 생각보다 반응도 좋아서 좋았던 것 같아요. 쉽게 만날 수 있는 흔한 곤충들을 자세히 보고, 걔네들에 대해서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이 된 것 같아요.

 

 

ㆍ동민 저는 사실 무서웠어요. (웃음) 이게 사실 ‘야간 숲 탐험’이잖아요. 사람들이 곤충 탐구 프로그램을 검색해서 온 게 아니라 평소에 서울숲에 관심 있던 사람들이 들어오는 경우가 더 많았던 것 같아요. 그분들께는 뜻밖의 이득? 곤충과 더 친해진 계기가 되지 않았을까 생각해요. 사실 젊은 분들은 서울숲에 와서는 그냥 예쁘게 사진 찍고서 커피 마시러 가시잖아요. 근데 이렇게 곤충도 같이 볼 수 있는 경험을 만들었던 것 같아서 진짜 좋았던 것 같아요. 무서운데 흥미롭고 궁금하고 재미있어요. 아쉬워요. 더 하면 좋았겠다는 생각도 들어요.

ㆍ민주 대면으로 하려고 했을 때는 10명만 모집을 했는데, 코로나 4단계로 급히 온라인으로 전환되면서 오히려 훨씬 더 많은 사람들이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됐다는 생각이 들어요. 인스타그램 라이브랑 유튜브 합산해서 200명이 좀 안되게 보셨거든요. 이런 현장 진행 프로그램을 라이브로 진행하는 건 소통에 강점이 있다고 생각해요. 즉석에서 보여 달란 걸 보여주고, 질문에 답하고, 이렇게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형태여서 더 좋았던 것 같아요. 특히 인숙님이 질문 하나 하면 기계처럼 주르륵 읊어주셔서 (웃음) 진행이 잘 된 것도 있었고, 윤남님도 또 한 명의 전문가가 앞서서 계속 체크를 해주셨기 때문에 매끄럽게 진행이 됐던 것 같아요. 동민님도 벌레를 굉장히 무서워 하면서도 비명을 참아가면서 자기 역할을 너무 잘 수행해 주셔서, 개인적으로는 ‘이런 팀웍이면 다른 것도 다 재미있게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자신감을 갖게 한 기획이었어요. 속옷이 다 젖을 정도로 덥고 모기에 엄청 뜯겼지만 그래도 즐거웠어요.

 

🎤 훈훈하네요. (웃음) 영상을 통해서 본 건데도 진행하는 사람들이 재미있어 하는 게 느껴졌어요. 그런 게 전달이 되니까 영상으로 지켜보는 분들도 같이 몰입해서 즐길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이번과 같은 야간 숲 탐험이 아니더라도 또 다른 콘텐츠로 즐거움과 정보를 함께 전달하는 좋은 기획을 많이 만들어주세요!

 

 

>>전체 라이브 영상 보기

글. 서울숲컨서번시 김나연

jinna@seoulforest.or.kr

사진. 서울숲컨서번시 장정원

jane2229@seoulfores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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