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서울숲에서 만나요] 서울숲 녹지 매니저 신지은 인터뷰

서울숲의 ‘첫 인상’을 만듭니다!

 

🎤 본인 소개를 부탁한다.

서울숲공원에서 2019년 7월부터 구역1팀에서 녹지관리를 담당하고 있는 신지은 매니저다. 사실 처음에는 2019년 1월에 마케팅팀 스탭으로 7개월 정도 홍보 관련 업무를 했는데, 본래 전공이 조경이라 서울숲에서 녹지 매니저 채용공고가 났을 때 지원해서 녹지 매니저로 일하게 됐다.

 

🎤 녹지는 다들 구역을 맡아 관리하는 걸로 안다 관리하는 구역에 대한 소개도 해 달라.

1구역 녹지에서 내가 맡은 대표적인 공간은 주로 공원 출입구 1~3번, 메인 출입구에 위치한 정원과 화분들이다. 설렘정원, 군마상, 그리고 관리사무소 앞 화분 등이 있다.

 

△ 서울숲공원 방문자센터 옆 사각 화분

 

🎤 주로 출입구쪽의 화분이나 화단이다. 아무래도 공원에서 가장 처음 노출되는 장소들을 관리하는 것 같다.

맞다. 그래서 시민들이 공원을 만나는 첫 인상이 되는 거라 부담도 많고 해야 할 일도 많다. 가장 먼저, 가장 많은 분들의 눈에 들어오는 곳이라 자주, 세심하게 관리하고 가능한 화려하게 꾸민다. 관리를 하면 하는 대로 확 티가 나고, 안하면 안하는 대로 그것도 확 티가 난다. 자주자주 신경을 써줘야 하는 부분이 많고, 관수도 더 자주 해줘야 하고, 주로 일년초를 심기 때문에 식물도 빨리 교체한다. 일년초는 짧게 확 폈다가 금방 져버리기 때문에 식물을 갈아줘야 하는 주기도 짧을 수밖에 없다.

 

🎤 공원 입구에 일년초를 주로 심는 이유는 화려한 꽃을 보여주기 위한 건가?

그런 셈이다. 화단이나 정원에는 주로 다년생을 많이 심는데, 특히 출입구 쪽 화분들은 일년초만 심는다. 한꺼번에 폈다가 한꺼번에 지는 식물, 그 계절을 잘 보여줄 수 있는 느낌으로 식물을 배치한다. 다년생들은 자연스럽게 피고 지는 흐름이 있다고 하면, 출입구쪽 화분들은 한 장으로 찍어서 전시해놓은 것처럼 계속 유지를 해야 하는 그런 공간이다. 이런 면이 부분적으로만 보면 자연스럽지 않고 효율적이지 못하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지만, 방문하는 분들의 입장에서는 그게 그 시기에만 볼 수 있는 꽃들이니까 공원의 생동감? 공원이 살아있는 걸 느끼게 해주는, 공원 전체로 보면 아주 중요한 기능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공원 전체에서도 거의 출입구 쪽에 주로 일년초가 사용된다. 다른 공간은 대부분 다년생이다.

 

 

🎤 다년생에 비해 일년초는 뭔가 ‘화려하긴 한데 자연스럽지 못한’, 부정적인 느낌이 든다.

그건 아니다. 각자 기능이 다르다고 생각한다. 게다가 보통 일년초는 씨앗 발아가 잘 돼서 씨를 받아 또 꽃을 또 피우기도 한다. 또, 다년생은 1년 묵어야 꽃을 피우는데 일년초는 두 달이면 다 핀다. 그리고 보통 일년초들은 꽃을 오래 볼 수 있다. 1년에 꽃을 두 번 볼 수 있는 초화들도 있다.

 

🎤 관리하고 있는 화단과 화분에 심는 식물에는 대표적으로 어떤 식물들이 있는지 궁금하다 .

봄에 대표적인 꽃으로는 데이지나 라넌큘러스. 노란색, 분홍색, 빨간색, 이런 화려한 봄꽃들이 있고, 여름에는 햇빛에 강한 식물들을 주로 심는 편이다. 잎이 타거나 햇빛에 약하면 죽는 경우가 많아서 여름에는 건조에 강하거나, 햇빛에 강한 식물들을 심는 편이고, 대표적으로는 베고니아, 아게라텀. 임파첸스, 백일홍 같은 게 있다. 겨울에는 거의 꽃이 없다보니까 잎이 예쁜 꽃양배추 같은 걸 심는다.

 

△ 서울숲공원 군마상 화단을 관리하고 있다.

 

 

🎤 서울숲을 대중교통으로 방문하게 되면 처음 만나게 되는 곳이 대체로 군마상이다. 서울숲의 오랜 랜드마크이자 포토존인데, 군마상 화단에는 식물의 종류와 수가 많고, 언제나 화려하고 예쁜 것 같다.

군마상 화단은 서울숲이 생겼을 때부터 가장 유명한 장소 중 하나였기 때문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는 공간이다. 오랜 기간에 걸쳐 심어진 많은 식물들이 피고 지고를 반복하고 있다. 올해 새로 심지 않아도 철이 되면 다시 피는 것들이 있고, 그리고 아무래도 가장 눈길을 많이 받는 곳이라서 더 촘촘하게 식물을 심는 것도 있다. 또 군마상이 역동감 넘치는 동상을 중심으로 이루어진 공간이기 때문에 말이 뛰어가는 느낌을 표현하기 위해 퍼플뮬리, 파니쿰 같은 그라스 종류를 많이 심었다. 주로 바람에 반응하고 흩날리는 그런 식물들이다. 그 옆에는 그라스와 어우러지는 초화류를 심는다. 역동적인 말의 느낌을 살리고 조화로운 화단으로 가꾸기 위해서 화단 디자인을 그런 식으로 했다. 그 외에 군마상을 중심으로 주변에 행잉화분도 있다. 군마상 양쪽으로 가로등에 걸려있는 화분을 행잉화분이라고 하는데, 그것도 주로 일년초를 식재하고, 계절마다 식물을 교체해주고 있다.

 

🎤 이야기한 대로 공원 입구 쪽 화단과 화분은 자주 식물이 바뀌고, 그 식물의 가장 예쁜 때를 전시하는 거라 많은 분들이 더 관심을 보일 수밖에 없는 것 같다.

맞다. 그래서 특히 식물 이름을 궁금해 하는 분들이 많다. 우리가 식물을 아무리 열심히 심어도 보는 분들이 이게 무슨 식물인지 모르면 보는 재미나 의미가 줄어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식물 표찰을 만들었고, 새로 심어지는 거의 모든 일년초에 이름표를 달아줬다. 이게 나름대로 시민들과 소통하는 방식인 것 같다. 말하자면 ‘이 예쁜 아이는 이름이 뭐뭐예요.’라고 알려주면서 조금 더 서울숲 식물에 애정을 가져주기를 바라는 거다. 그래서 꽂아놓은 표찰들을 보고 ‘아 이거 무슨 꽃이구나’ 하는 거를 볼 때 가장 뿌듯하고 기분이 좋다. 사소하지만 의미 있는 서비스라고 생각한다.

 

🎤 끝으로 방문객들께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해 달라.

서울숲은 점점 일년초의 비율을 줄이고 관리효율이 높은 다년생을 더 많이 심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꽃만 보는 게 아니고 씨앗부터 시들어 사라지는 것까지의 과정을 다 본다는 게 최근의 정원 트렌드와도 맞고, 생태적으로 의미도 있다고 생각해서다. 공원 경영도 그런 식으로 저관리, 효율적인 관리를 지향하기도 한다. 하지만 당장 눈앞에 보이는 아름다운 식물도 중요하기 때문에 절충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다년생 중에서도 가능한 예쁜 꽃을 길게 볼 수 있는 식물을 도입하고, 꽃이 길고 화려하게 피는 일년초는 수를 줄이되 적재적소에 배치해 시민들의 눈을 즐겁게 하고, 포토존 같이 추억을 남길 수 있는 장소로 디자인하려고 한다. 지금 국화꽃 화분을 잔뜩 가져다 놓은 포토존이 그런 예라고 할 수 있다. 바닥분수 앞, I SEOUL U 조형물 앞을 국화로 화려하게 꾸미고 포토존으로 만들었다. 그곳은 녹지가 아니라 포장된 곳이어서 화분을 이용했고, 공원 입구부터 화려한 색으로 방문객을 맞아줄 걸로 기대하고 있다. 국화는 또 꽃이 굉장히 길게 핀다. 그래서 더 오래, 가을에 어울리는 풍경을 만들어줄 거라고 생각한다. 사계절 골고루 볼거리가 다양하고 아름답도록 열심히 관리하고 있으니 오셔서 충분히 즐겨주시기를 바란다.

 

글. 사진  서울숲컨서번시 김나연

jinna@seoulfores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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