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사진 | 김문기 (서울숲 파스텔 – Park Story Teller)

<서울숲 도시정원사> 과정을 수료한 정원사들이 만들어가는 정원 ‘오소정원’. 시민들이 스스로 만들어가는 정원은 어느새 서울숲의 명소가 되었는데요, 우리 봉사자들은 왜 오소정원을 가꾸는 걸까요? 이영숙 봉사자와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습니다.

8월의 오소정원

Q. 언제부터 정원 혹은 자연에 관심이 생기신 건가요?

20대 초반 가을 길을 걷다 수수열매가 얼굴을 치는 순간 까칠까칠한 속에 표현 할 수 없는 충만함을 느꼈고 그 감동은 지금도 잊을 수가 없습니다. 그게 제가 자연에 맘을 두게 된 동기죠. 저희 아이가 중학생일 때 반디자연학교를 만나고 함께 활동했고 가평으로 이사 오면서 정원을 만들려면 공부를 좀 해야겠다 생각해서 Jade garden에 가드닝공부를 시작하고 서울숲 도시정원사 1기를 수료하게 되었죠. 그때부터 정원에 빠져 지금까지 정원에 중독되어 즐기는 중입니다.

 

Q. 오소정원의 이름은 어뗗게 생기게 되었나요? 알려지기까지 오랜 기간이 걸렸나요?

A. 2016년에 도시정원사1 / 2기가 함께 “서울 꽃으로 피다”에 참여하게 되어 이름을 지어야했는데 2기 정혜진쌤이 오소를 제안했죠. “누구나오소” “함께 웃다” 너무 좋아요 “오소”
7월에 국립수목원에서 “가볼만한정원 100”에 선정되었고 요즘은 많은 분들의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Q. 오소정원에 에피소드나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기억에 남는 순간을 꼽을 수 없이 많아서 날마다 감동입니다. 생명은 날마다 감동을 주기 때문에 한순간을 이야기하기는 어렵습니다.

 

Q. 방문객들이 보는 멋진 모습과는 달리 육체적으로 힘들 터인데 꾸준히 하시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A. 정원사는 자기 정원에 책임을 지는 거죠. 책임지겠다고 한 약속이니까요. 올해 대표를 맞으면서 시간을 더 내고 있기는 하죠. 바빠도 약속한 시간을 지키는 것이 우선이어서 봉사시간에 맞추어 일정을 조정합니다. 여러 명이 함께하고 날마다 정원이 주는 기쁨이 힘이 있어 힘든 줄도 모릅니다. 저와 같은 기쁨을 많은 사람이 누리길 원합니다.

가드닝을 하는 이영숙 봉사자

Q. 도시정원사 이영숙선생님이 생각하는 정원사의 의미는 무엇인가요?

A. 돌보미라고 할까요? 자연을 내 품 안으로 들였으니 서로 길들여 가며 책임지는 사람? 먼저 정원사는 식물 하나하나의 성질을 잘 파악해야 그들의 기질을 잘 살려 그들만의 아름다움을 맘껏 뽐내며 자랄 수 있도록 돕는 사람? 정원사란 시간이 갈수록 어려워지는 것 같아요.

 

Q. 앞으로 ‘오소’는 어떤 계획을 가지고 있나요?

A. 여전히 도시정원사들은 오소가 있는한 정원을 가꾸고 있겠죠. 오소는 실습정원이니 여기서 많은걸 키우고 익혀 더 자연과 가까운 정원을 여기 저기 만들고 싶어요. 제 생각이지만, 내년에는 숙근초 나눔을 해보고 싶어요.

 

Q. 지금 오소정원에서 볼 수 있는 예쁜 식물 하나 추천해주세요!

좋아하는 식물을 고르는 일은 어려워요. 다 좋은 이유를 가지고 있거든요 하하. 요즘은 사초과와 이끼류에 꽂혀있죠. 지금 오소에서는 실새풀, 버들마편초, 스크령, 파니쿰, 탬싸리 등을 만날 수 있답니다.

 

Q. 오소정원에 오시는 방문객들에게 바라는 점이 있을까요?

방문하시는 모든 분들이 함께 이 공간을 아껴주시고 식물들을 눈으로 마음으로 즐겨주셨으면 좋겠어요.  또, 이곳을 가꾸는 오소정원사들도 기억해주세요. 그들의 섬김이 이 공간을 만들어 가고 있다는 것을. 그리고, 맘껏 정원을 누리고 가주세요. 그럼 저희들도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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