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서울숲에서 만나요]

위드코로나 시대, 서울숲 자원봉사 이야기

“서울숲은 당신과 함께 자랍니다.”

서울숲이 가진 많은 특별한 점 중에서도 가장 특별한 부분은 바로 공원 최초로 시민의 참여, 봉사와 후원으로 출발했다는 데에 있습니다. 그래서 시민과 함께 만들고 시민과 함께 자라는 공원이 될 수 있었지요. 서울숲공원의 시민참여는 서울숲 반상회, 봉사활동, 후원, 프로그램 등을 통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올해 3월, 코로나19로 인해 시민과 직접 대면해 진행하는 활동들이 전면 중단되면서 기존에 서울숲이 해오던 일들 중 시민참여 부문의 많은 일들을 할 수 없게 되었고, 이는 ‘시민과 함께 자라는 서울숲’이 지닌 의미가 불투명해질 우려마저 낳게 되었습니다.
위드코로나 시대에 여전히 서울숲이 시민과 함께 성장할 방법을 찾고, 열심히 실험하고 있는 봉사활동 담당자 박소영을 만나 근황을 들어보았습니다.
봉사와 후원이 서울숲을 만들고 유지하는 굉장히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한다. 자원봉사 담당으로서 서울숲의 가장 중요한 일 중 하나를 맡아 하고 계신다고 생각된다. 하고 있는 일에 대해 소개해 달라.

서울숲은 시민이 참여해서 만들어졌고 앞으로도 계속해서 그렇게 가꾸어 나가야 하는 공간이다. 우리가 이 넓은 공원을 가꾸고 유지·관리하기 위해서는 우리만으로는 많이 부족하다. 부족한 부분을 수많은 자원봉사자들이 함께 채워주신 덕분에 서울숲이 유지되고, 아름답게 가꿔지고 있다.
자원봉사 담당자는 공원에 봉사활동 신청이 들어오면 그걸 필요한 활동에 배치하는 일과, 반대로 공원에서 필요한 일감이 있을 때 자원봉사자를 모집해서 활동을 운영하는 일, 이렇게 두 가지 업무를 주로 하고 있다. 이 외에도 기업이나 단체가 사회공헌 활동으로 후원 연계 봉사활동을 하고자 할 때 관련 업무도 함께 하고 있다.

 

서울숲에서 다양한 사람들이 다양한 봉사활동에 참여하는 걸로 안다. 어떤 활동들이 있나?

서울숲에서는 자원봉사자를 개인, 단체, 기업, 청소년단체 이렇게 네 가지 분류로 모집해서 배치하고 있다. 개인 자원봉사자 같은 경우는 공원에 봉사자가 필요한 일감이 있을 때 ‘1365 자원봉사 포털’을 통해서 봉사자를 모집해 운영한다. 나머지는 단체자원봉사 개념으로 기업, 청소년, 단체에서 봉사활동 신청이 들어왔을 때 계절별 공원에 필요한 활동과 연결해 활동을 진행하고 관리하게 된다. 주로 쓰레기를 줍거나 분리수거를 하는 환경정화, 오래된 시설물에 오일스테인을 칠한다든지 하는 간단한 시설정비, 잡초 뽑기나 낙엽 쓸기 등의 활동을 하는 녹지관리 등의 봉사활동이 진행된다. 작년에는 미세먼지를 막는 나무 심기 활동도 많이 진행되었다. 이외에도 특별히 기획된 봉사활동이 시기에 맞게 진행되고, 대학교의 사회봉사 교과목으로 연계한 활동이 진행되기도 했다. 매년 학기별로 30~40명의 자원봉사자가 활동에 참여했었는데 올해는 코로나로 인해 활동이 전면 중단되었다. 구근 심기, 낙엽 쓸기, 방문자 안내 등 서울숲 봉사활동에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었는데 지금은 진행하지 못해 아쉬운 점이 많다.

 

코로나로 인해서 올해 봉사활동은 정상적으로 운영하지 못하고 있을 것 같은데 어떤가?

2020년 목표가 봉사 시간 35,000시간이었다. 그런데 올해 예정되어있던 봉사활동을 거의 진행하지 못했다. 지난 연말부터 올해 봉사활동을 하겠다고 신청이 들어온 기업, 단체가 많이 있었다. 그런데 코로나로 인해 활동이 취소, 중단되면서 거의 진행되지 못했다. 코로나 사태가 점점 장기화 되면서 서울숲 자원봉사 사업 전체가 위기를 맞게 된 거다. 봉사 시간을 계산하는 게 의미가 없어진 상황이 되어버린 건 물론이고, 올해 자원봉사 활동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까지 하게 되었다. 공원 내 봉사활동이 다 금지되었다거나 한 건 아니지만 혹시 모르는 위험을 안고 진행하기에는 상황이 많이 엄중했던 것 같다. 대부분 단체 봉사활동 이 대면 활동으로 진행되다 보니 감염 예방 차원에서 운영할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 이에 접촉을 최소화하는 봉사활동 방식을 고민하게 되었고, 그 결과 자연스럽게 비대면 셀프 자원봉사 활동을 기획하게 되었다.

활동 소개를 간단하게 한다면?

처음에는 코로나가 이 정도로 장기화할 거라고는 예상하지 못했기 때문에 조금 상황을 지켜봤던 것 같다. 그러다가 3월에 글로벌 팬데믹이 되면서 코로나 사태의 장기화를 예상할 수 있게 되었다. 서울숲도 3월부터 본격적으로 비대면 봉사활동에 대한 고민을 시작해, 6월 ‘서울숲 쓰담쓰담’이 출발했다. ‘쓰담쓰담’은 쉽게 말해 서울숲에서 하는 플로깅 자원봉사활동이다. 플로깅의 순우리말이 ‘쓰담쓰담’이고, ‘쓰레기를 담다’와 ‘환경을 쓰담쓰담 하다’라는 의미도 가지고 있다. ‘쓰담쓰담’은 시민 누구나 서울숲을 방문했을 때 산책하면서 할 수 있는 봉사 활동으로, 접근이 쉽고 가벼운 몸과 마음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기획했다. 별도의 인솔자가 없이 비대면 셀프 봉사활동으로 진행하는 첫 시도였기 때문에 운영하는 사람도, 활동에 참여하는 사람도 이해하기 쉽고 편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신청도 공원에 온 김에 할 수 있게 하고, 활동 인증도 필수가 아닌 걸로 기획했다. 방문자는 서울숲에 방문하면 방문자센터에 들러서 참여 신청을 하고, 친환경 생분해 방식으로 제작된 ‘쓰담 봉투’를 받아 공원을 걷거나 달리면서 쓰레기를 줍는 활동을 하고, 마지막에 공원 내 쓰레기통에 직접 분리수거를 하고 돌아가면 된다. 활동이 끝난 후 별도로 확인은 진행하지 않는다. 처음 시작할 때는 시행착오도 있고 했는데, 단순한 기획이어서 그런지 빨리 정착을 했고, 활동에 참여하신 분들의 피드백도 좋았다. 한 서울시 시민기자는 우연히 서울숲에 방문했다가 직접 활동에 참여하고 기사를 써서 ‘내 손 안에 서울’에 기고해 주시는 일도 있었고, 서울숲에 강아지와 종종 산책을 나오는 이웃 주민은 오실 때마다 활동에 참여하기도 했다. 재 참여율이 높았던 게 큰 성과라고 생각한다. 또 주변의 다른 공원들에서도 ‘쓰담쓰담’ 브랜드를 그대로 사용해서 봉사활동을 진행하게 되기도 했다. 7월에는 서울시 동부공원녹지사업소에서 ‘쓰담쓰담’을 같은 방식으로 진행해도 되는지 문의가 왔고, 현재 보라매공원에서 ‘쓰담쓰담’ 활동을 시작한 걸로 안다. 대단한 게 아닌 단순한 프로그램이어서 오히려 복제되고 확산되기 쉬울 거라고 생각한다. 다른 많은 공원들에서도 ‘쓰담쓰담’이 진행 되고, 활성화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이것 외에도 비대면 봉사활동 2탄으로 잡초 뽑는 봉사활동을 시작한 걸로 안다. 나름 반응이 폭발(?)했다 들었는데 그 활동도 소개 부탁드린다.

‘쓰담쓰담’은 공원의 쓰레기 이슈, 환경 캠페인과 연계하여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면 어떨까 하고 시작했던 거고, 공원에 자원봉사자 손길이 꼭 필요한 활동을 고민하다 보니 비대면 셀프자원봉사 2탄으로 녹지와 연계한 활동을 기획하게 되었다. 매년 여름이면 녹지에서 가장 큰 이슈가 잡초다. 본래는 여름 봉사활동 중 잡초 뽑기는 항상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해왔다. 하지만 이 또한 코로나로 인해 전부 무산되면서 하지 못하고 있던 부분이다. ‘쓰담쓰담’ 보다는 좀 덜 단순하고 어려울 수도 있지만, 잡초 뽑기도 특별한 사전지식이나 교육을 필요로 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고 비대면 셀프 자원봉사 활동으로 기획해 ‘잡초쏙쏙-잡초만 싹쓰리’라는 이름으로 8월 18일부터 진행하고 있다. 본래 잡초 제거는 단체봉사로 20~30명씩 와서 진행했던 활동인데 이걸 개인 봉사자 대상의 비대면 셀프자원봉사 활동으로 기획한 거다. ‘잡초쏙쏙’은 도구가 준비되어 있어야 하고, 사전에 동영상으로 대략적인 OT도 이루어져야 해서 하루 최대 20명씩, 사전신청을 받아 진행하고 있고 지금(8월 19일 당시) 500명 가까이 신청이 들어와 있다. 이제 이틀 됐는데 이 정도면 예상보다 훨씬 많은 숫자다. 폭발이라고 봐도 될 것 같다. (웃음)

 

왜 이렇게 반응이 좋은 것 같나?

이런 비대면 셀프 자원봉사 활동을 서울시의 공원 중에서는 서울숲이 가장 먼저 진행한 걸로 알고 있다. 아마도 수요가 많았을 거라고 본다. 봉사 시간 인증이 필요한 청소년들도 많이 있었을 거고, 비교적 감염병으로부터 안전하게 할 수 있는 비대면 봉사활동을 찾고 있는 사람들이 많이 있었을 거라고 본다. 또 영상 콘텐츠를 만들어 온라인 홍보를 적극적으로 한 부분도 있다. 오프라인으로 봉사자를 교육하거나 인솔할 수 없기 때문에, 또 이런 방식으로 활동하는 게 처음이어서 영상을 보고 ‘어떤 활동을 어떻게 할 거’라는 걸 알 수 있도록 만들려고 나름 신경을 썼다. 영상을 보고 참여했다는 참가자도 여럿 계셨다. 동료들의 도움으로 잘 만들어졌던 것 같다.

자원봉사와 관련해서 공원이 현재 어떤 어려움에 처했는지도 궁금하다. 아마 공원에 손이 많이 부족할 걸로 예상되는데, 봉사자가 없어서 못 하게 된 것, 어렵게 된 게 무엇이 있는지 어떻게 극복하고 있는지 이야기 해달라.

작년까지 여름 시즌에 봉사자의 손길이 가장 많이 필요했던 건 잡초제거였다. 여름이 지나면 낙엽 쓸기, 늦가을부터는 구근 심는 활동에 엄청나게 많은 자원봉사자가 필요해진다. 또 원래대로라면 공원에 있는 벤치나 테이블, 평상 같은 데에 오일스테인 칠하는 작업을 해야 하는데 그게 현재로서는 당장 시급한 일이 아니라 그냥 못하는 대로 두고 있다. 그리고 이것 외에 봉사자가 가장 꾸준하게 오랫동안 활동을 해왔던 게 안내 서비스를 하는 방문자 안내 봉사다. 방문자 안내 자원봉사자 같은 경우는 정기 자원봉사로만 운영이 됐었고, 오랜 시간 동안 소수의 정해진 봉사자들이 공원 안내 서비스를 같이 해주셨다. 대부분 공원과의 인연이 10년 이상 된 오래된 봉사자다. 대부분이 고위험군인 65세 이상 어르신들이고 실내(방문자센터, 안내 키오스크 등)에서 활동이 이루어지다 보니 올해 활동을 전혀 못하고 있다. 아무래도 사람과 접촉을 해야 하는 일이다 보니 가장 먼저 중단된 게 방문자서비스 안내 자원봉사다. 이걸 어떻게 하면 운영을 재개하거나 대체할 수 있을지 현재 고민을 하고 있는 부분이다. 방문자 안내 서비스는 공백이 생기면 안 되는 부분이라 현재 내부 직원이 전담해서 모든 업무를 하고 있다. 아무래도 손이 많이 부족한 부분이다. 그거 외에 좀 당장 급하지 않은 작업은 올해는 좀 생략하거나 하지 않고 있고, 시설 같은 경우는 폐쇄돼서 관리할 필요가 없는 부분이 생기기도 하고 그렇다. 근데 내년 튤립정원을 위해 올해 가을 구근심기를 해야 하는데 어떻게 진행해야 할지 고민이 필요하고, 방문자서비스 같은 부분도 재개하거나 대체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 안전하게 거리를 유지하면서 활동할 수 있는 비대면 방식의 활동들을 계속해서 고민하고 실험하고 해봐야 할 것 같다.

 

올해 내내 “비대면”을 고민하게 되는 것 같다. 만나는 건 위험하고 그렇다고 아무 활동도 하지 않고 아무도 만나지 않고는 살아갈 수 없다. 또 이런 상태가 의외로 빨리 끝날 수도, 꽤 오래 지속될 수도 있다. 사실 아무도 모르는 일 아닌가? 이렇게 불확실한 때에 답하기 조금 어려울 수 있지만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하다.

이전까지는 좀 단순하게 봉사 인원, 봉사 시간을 늘리는 걸 목표로 해 왔다면, 코로나 이후에는 그게 의미가 없어졌다. 대신 접촉하지 않고 공원과 함께하고, 공원에 참여하는 여러 가지 방법을 고민하고, 개발해야 할 것 같다. 공원에 와서 내가 조금 관심이 있으면 쉽게 참여할 수 있는 봉사활동은 꼭 코로나가 아니라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런 게 자연스럽게 문화로 정착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문화라면?

거창한 건 아니다. 공원을 이용하는 사람들, 공원에 관심이 있고 참여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공원에 와서 내키면 가볍게 참여하는 거다. 아주 쉽게, 부담 없이, 적은 노력으로 공원에 기여할 수 있는 장치로서 이런 비대면 셀프자원봉사가 역할을 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내가 기여하면 기여한만큼 관심과 애정이 생긴다. 쓰담쓰담 참여하신 분들 중 한 분이 ‘쓰담쓰담을 하고 나니 지나가면 쓰레기만 보인다’고 하시더라. 또 잡초를 캐고 나면 잡초만 보인다. 관심을 가지면 안 보이던 게 보인다. 아직은 좀 이르지만, 이 활동이 점점 많이 알려지게 되면 그냥 공원에 와서 내키면 쓰담 봉투 하나 받아서 쓰레기 좀 줍고 가고, 산책하는 김에 잡초 좀 뽑고 가고 그런 게 정착이 되면 좋겠다. 아는 만큼 보이고, 보이는 만큼 애정이 생긴다. 그렇게 해서 많은 분들과 공원이 더 친밀해지면 좋겠다. 그리고 한 가지 더 욕심이 있다면 이런 비대면 셀프 봉사활동이 지금보다 더 다양해지는 거다. 공원 방문객이 골라서 참여할 수 있으면 좋겠다. 사람끼리 직접 대면하지 않고도 실제로는 시민들과의 접촉면을 늘리는 좋은 방식이 될 거라는 기대감이 있다. 그러려면 앞으로 더 열심히 해야 할 것 같다. (웃음) 그리고 참여해주시고 이 자원봉사 프로그램을 완성시켜주신 많은 시민들께 감사를 전하고 싶다. 셀프 자원봉사는 참여자 없이는 반쪽짜리다. 그분들이 참여해서 의미를 만들고, 완성시켜 주시는 거라고 생각한다.

 

 

좋은 것 같다. 이게 이야기한 것처럼 참여도 쉽고 관리도 쉬워서 확장도 쉽겠다는 생각이 든다. 많은 공원에 이런 프로그램이 복제되고 잘 정착될 수 있으면 더 좋겠다.
코로나로 인해 고민도 많았을 텐데 그래서 오히려 이런 활동들이 만들어진 것 같다. 앞으로도 더 많은 시민과 즐겁고 가볍게 만날 수 있는 좋은 기획이 많이 만들어지기를 바란다.

 

 

글. 사진  서울숲컨서번시 김나연

jinna@seoulfores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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