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사진 | 신명진 (서울숲 파스텔 – Park Story Teller)

○ 일시 : 2017년 8월 20일 일요일
○ 장소 : 서울숲공원 커뮤니티센터 1층
○ 내용 : [전시] 녹색여름전 10주년 기념전

전시의 백미는 교육 프로그램이 아닐까 합니다. 녹색여름전은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여러 가지 자연 공예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토요일 오후 2시, 김진수 작가님의 지도 아래 아이들과 도란도란 둘러앉아 공예를 통해 생태와 지속가능성, 그리고 우리의 일상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 이번 기회를 통해 서울숲의 또 다른 모습을 보여드리고자 녹색여름전을 중심으로 2부에 걸쳐 리뷰를 올립니다. 1부에서는 전시를, 이번 2부에서는 워크숍을 중심으로 작성하니 즐겁게 읽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싹싹싹, 감사히 먹었습니다.

전시를 살펴본 후 모두 전시관 중앙의 둥근 보를 중심으로 자리에 앉았습니다. 김진수 작가님은 첫 번째 전시부터 꾸준히 참여하고 계신 녹색여름전의 대표 작가님이시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소통을 통한 작품 활동도 하고 계십니다.

둘러앉아 작가님의 예전 작품 중 “감사의 식탁”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간소하게, 간소하게, 보다 간소하게. 회식 자리에서 남겨지는 음식에 대한 고민으로부터 시작된 작가님의 고민은 이후 3년에 걸쳐 식사를 ‘깨끗하게’ 먹은 모습을 사진으로 남기는 작업으로 이어졌습니다. 2010년 1월 1일 아침식사부터 2012년 12월 31일까지를 기록했다고 합니다.

김진수, 감사의 식탁 meals a day project 2014 / www.naturerhythm.co.kr
‘깨끗하게 먹는 것’으로부터 ‘잘, 생각하며 먹기’로

그러던 와중 감사하며 잘 먹는 것에 대한 몇 가지 글귀를 접했고, 이 글귀를 통해 작품의 방향을 바꾸었다고 하셨습니다. 또한 이 글귀를 프린트한 카드를 색칠하고, 사색하는 시간을 가지며 좀 더 많은 것들을 생각할 수 있었습니다. 이후 이 생각과 방법을 여러 사람과 나누기 위해 워크숍 형태로 발전했다고 합니다.

액자만들기 시-작!

작가님의 샘플은 어린이 그림책 “싹싹싹”의 제목입니다.

먼저 작가님이 준비하신 백지의 – 테두리 글씨만 적힌 – 결심 카드를 나누어 주셨습니다. 모두 7가지로, 조나단 에드워즈의 <점심문> 발췌글부터 식사기도와 <오관게>의 글귀까지, 여러 식사에 대해 감사하는 글을 담고 있습니다. 각자 원하는 글귀를 선택하고 색색의 색연필로 채색을 시작했습니다.

배경부터 칠하는 사람, 글씨부터 칠하는 사람, 그 와중에 그라데이션에 집중하는 사람까지! 각양각색의 개성파 채색이 훌륭했습니다.
글씨를 하나하나 따라 쓰는 것은 명상법의 하나라고 합니다. 오늘 참여하신 분들 모두 조금은 힐링이 되셨기 바랍니다.
액자 프레임 달기

액자가 액자답기 위해서는 프레임이 필요합니다. 작가님이 준비해오신 색색의 종이를 원하는 대로 잘라 붙이고, 뒤판에는 보드를 덧붙여 끈을 달았습니다. 방에, 또는 식탁에 걸어 놓고 밥 먹기 전, 후 식사에 감사하는 마음을 가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모두 만든 싹싹싹 액자를 가지고 한껏 포즈를 취했습니다. 전시를 위해 멋지게 라이트가 세팅되어서 그런지 평소보다도 멋진 장면입니다.

김진수 작가님, 한 마디만 부탁드려요

프로그램이 끝나고 어느새 비도 그쳐 기분 좋게 집으로 향하는 참여자들을 배웅하고 뒷정리를 하고 계신 작가님께 짧은 인터뷰를 부탁드렸습니다. 녹색여름전 중견 작가로서, 전시를 위해 적어도 일 년에 한번은 서울숲을 찾는 시민으로서, 오늘 프로그램 운영자로서 소감과 생각을 여쭈어 보았습니다. 다음의 인터뷰로 이번 리뷰를 끝마칩니다.

Q. 녹색여름전 초창기부터 참여하셨다고 들었습니다. 워크숍은 어떤 계기로 시작하게 되셨습니까? 명상의 한 방법인 필사, 또는 필본 작업이 생각나기도 하는데요. 작업의 내용을 간략하게 설명해 주시기 바랍니다.

A. 2008년에는 전시작품 위주로 참여를 했습니다. 윤호섭 교수님과 전공생 위주로 하던 것에 관련 분야의 작가들이 함께 참여하던 그런 전시였습니다. 그런데 몇 년째 계속 참여를 하니까 환경에 대해 평소에도 일상적으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작업을 확장해서 할 수 있는 게 뭘까 고민하던 와중 제가 하던 작업을 몇 가지 조언을 받고 워크숍으로 하게 되었습니다. 필사는 윤호섭 교수님이 주로 작업하시는 방식이고, 제가 하는 것은 덧칠, 또는 빈칸 채우기에 가깝습니다.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게 되면서 여러 가지를 배웁니다. 오늘 같은 경우 아이들이 나이대가 조금 있어서 굉장히 차분하고 열심히 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Q. 개인 작업으로서 감사의 식탁 결심 카드를 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A. 아까 처음에 말씀드린, 사진 작업은 올바른 식사에 대한 다양한 시도였습니다. 그러던 중 조나단 에드워즈의 글을 접하고 굉장히 감명을 받았습니다. 그때까지는 먹어치워서 깨끗하게 식사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면, 그 후로는 최선을 다하고 진정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게 된 것 같습니다. 제 개인 작업은 카드가 아니라 훨씬 큰 전지에 프린트해서 수고스럽게 채우는 작업입니다. 디자인의 분야로 타이포그래피를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비어있는 칸을 채우는 작업, 또 함께 채우는 작업이었습니다. 그러던 것이 다른 분들도 하나 둘씩 채우기 시작하고, 그러다 보니까 워크숍이 된 부분도 있습니다.

 

Q. 마지막으로, 서울숲 방문자로서 소감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A. 서울숲은 안타깝게도 전시 때만 방문해서, 창밖으로 푸른 경치를 보고 있지만 정작 실내에만 있었습니다. 하지만 아이들과 꼭 같이 오고 싶은 공간입니다. 서울에 마음 놓고 뛰어놀 수 있는 공간이 이렇게 있고, 또 울창한 숲으로 있다는 점이 매우 좋습니다. 도심에서 숲을 볼 수 있다는 건 부모로서 참 감사한 부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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